2017.10.09 17:28
-박종영
추분 지나고 나면 초가을 소슬한 바람불어
산구절초 꽃잎이 한 겹씩 얇아지고
희미한 어둠의 무게로 열리는 새벽이면
이슬이 꽃 위에 내려앉으며
꽃들에게 귀띔을 한다,
여름내 수고한 산을 위하여 더욱 예뻐지라고,
땅거미가 어슬어슬 찾아들고
적막한 절 마당에는 고요가 엎드려
스님의 염불 소리에 사뭇 경건하게 명상에 들고
3층 석탑 아래 이끼긴
천년의 부도가 푸른 기운으로
무례하게 백팔기도 소복 여인의 치마를 들춘다
쑥스러운 여인, 눈 흘기며 피워내는 웃음꽃이 정겨운데,
이를 시샘하는 추녀 끝 풍경이
붉게 물드는 저녁을 흔들어 깨우고,
아랑곳없이 서로의 어깨를 기대고 의젓한
절 마당 푸른 나무들의 말 없는 결속이 부럽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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