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17.10.09 17:28
-박종영
추분 지나고 나면 초가을 소슬한 바람불어
산구절초 꽃잎이 한 겹씩 얇아지고
희미한 어둠의 무게로 열리는 새벽이면
이슬이 꽃 위에 내려앉으며
꽃들에게 귀띔을 한다,
여름내 수고한 산을 위하여 더욱 예뻐지라고,
땅거미가 어슬어슬 찾아들고
적막한 절 마당에는 고요가 엎드려
스님의 염불 소리에 사뭇 경건하게 명상에 들고
3층 석탑 아래 이끼긴
천년의 부도가 푸른 기운으로
무례하게 백팔기도 소복 여인의 치마를 들춘다
쑥스러운 여인, 눈 흘기며 피워내는 웃음꽃이 정겨운데,
이를 시샘하는 추녀 끝 풍경이
붉게 물드는 저녁을 흔들어 깨우고,
아랑곳없이 서로의 어깨를 기대고 의젓한
절 마당 푸른 나무들의 말 없는 결속이 부럽다.
번호 | 제목 | 글쓴이 | 날짜 | 조회 수 |
---|---|---|---|---|
공지 | (대전일보) 풍경이 있는 식당… 눈도 입도 만족한 쌈 | KIMSAN | 2015.06.29 | 35006 |
공지 | <디트뉴스 맛집>장태산 사진작가의 열정이 담긴 ‘수육쌈밥’ | 윤민숙 | 2013.12.20 | 39403 |
127 | 바다에서 돌아오면 / 이생진 | 윤민숙 | 2014.01.11 | 7682 |
126 | 무명도 / 이생진 | 윤민숙 | 2013.11.19 | 7649 |
125 | 풀꽃 | 윤민숙 | 2020.08.03 | 6910 |
124 | 오월의 시 / 이해인 | 윤민숙 | 2014.05.03 | 6590 |
123 | 나무 / 이창건 | 윤민숙 | 2013.11.21 | 4775 |
122 | 너에게 / 정호승 | 윤민숙 | 2013.11.11 | 4660 |
121 | 술에 취한 바다 / 이생진 | 윤민숙 | 2014.01.07 | 4480 |
120 | 고독 / 이생진 | 윤민숙 | 2013.11.11 | 4372 |
119 | 산에서 본꽃 / 오광수 | 윤민숙 | 2013.11.15 | 4364 |
118 |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/김영랑 | 윤민숙 | 2013.11.12 | 4360 |
117 | 꽃은 피어야 꽃이다 | 윤민숙 | 2013.11.14 | 4229 |
116 | 놓고 싶지 않은 아름다운손 | 윤민숙 | 2013.12.01 | 4192 |
115 | 사랑하라.한번도 상처받지 않은것처럼 | 윤민숙 | 2013.11.23 | 4146 |
114 | 마음 / 법정스님 | 윤민숙 | 2013.12.14 | 4075 |
113 | 겨울등대/양종영 | 윤민숙 | 2013.12.17 | 4068 |
112 | 마음에 감옥/ 이정하 | 윤민숙 | 2013.12.12 | 3993 |
111 | 떠오르는 저 태양처럼 ... | 윤민숙 | 2014.01.02 | 3717 |
110 | 겨울산책 | 윤민숙 | 2013.12.26 | 3420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