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17.10.09 17:28
-박종영
추분 지나고 나면 초가을 소슬한 바람불어
산구절초 꽃잎이 한 겹씩 얇아지고
희미한 어둠의 무게로 열리는 새벽이면
이슬이 꽃 위에 내려앉으며
꽃들에게 귀띔을 한다,
여름내 수고한 산을 위하여 더욱 예뻐지라고,
땅거미가 어슬어슬 찾아들고
적막한 절 마당에는 고요가 엎드려
스님의 염불 소리에 사뭇 경건하게 명상에 들고
3층 석탑 아래 이끼긴
천년의 부도가 푸른 기운으로
무례하게 백팔기도 소복 여인의 치마를 들춘다
쑥스러운 여인, 눈 흘기며 피워내는 웃음꽃이 정겨운데,
이를 시샘하는 추녀 끝 풍경이
붉게 물드는 저녁을 흔들어 깨우고,
아랑곳없이 서로의 어깨를 기대고 의젓한
절 마당 푸른 나무들의 말 없는 결속이 부럽다.
번호 | 제목 | 글쓴이 | 날짜 | 조회 수 |
---|---|---|---|---|
공지 | (대전일보) 풍경이 있는 식당… 눈도 입도 만족한 쌈 | KIMSAN | 2015.06.29 | 35088 |
공지 | <디트뉴스 맛집>장태산 사진작가의 열정이 담긴 ‘수육쌈밥’ | 윤민숙 | 2013.12.20 | 39513 |
89 | 들꽃의 향기 /오광진 | 윤민숙 | 2017.05.06 | 1539 |
88 | 올해 벚꽃 언제 필까? | 윤민숙 | 2018.03.06 | 1561 |
» | 즐거운 풍경 / 박종영 | 윤민숙 | 2017.10.09 | 1571 |
86 | 봄 - 곽재구 | 윤민숙 | 2017.04.27 | 1590 |
85 | 나를 격려하는 하루(김미라, 나무생각) 中에서…… | 윤민숙 | 2019.08.02 | 1644 |
84 | 남을 기분 좋게 해주려고 하는 것이 항상 좋은 건 아니야! | 윤민숙 | 2019.04.29 | 1658 |
83 | 잘 지내고 있니? 잘 있지 말아요! / 저녁에 당신에게 | 윤민숙 | 2017.08.26 | 1667 |
82 | 봄바람 / 이순옥 | 윤민숙 | 2017.03.29 | 1676 |
81 | 봄꽃노래 / 박종영 | 윤민숙 | 2016.03.23 | 1686 |
80 |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| 윤민숙 | 2017.01.05 | 1714 |
79 | 네가 필요해 | 윤민숙 | 2016.08.05 | 1734 |
78 | 낮잠 / 이생진 | 윤민숙 | 2016.08.24 | 1755 |
77 | 장날 풍경 / 박종영 | 윤민숙 | 2016.10.21 | 1758 |
76 | 어느 겨울날 / 김윤배 | 윤민숙 | 2017.02.03 | 1758 |
75 | 내 마음의 외적 그림자 | 윤민숙 | 2016.12.08 | 1772 |
74 | 절제 | 윤민숙 | 2016.12.28 | 1778 |
73 | 가을 하늘의 곡예 / 박종영 | 윤민숙 | 2015.09.24 | 1792 |
72 | 기도 / 정채봉 | 윤민숙 | 2015.12.18 | 1796 |
71 | 나답게 산다는 것 | 윤민숙 | 2016.01.06 | 1802 |
70 | 겨울 나무/ 이정하 | 윤민숙 | 2017.01.29 | 1817 |